(음악을 들으면서 읽어보세요.)
따르릉~
나른한 점심시간, 식사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약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약사입니다.”
예전에 약사회에 기고했던 글들이 흥미로웠다며 올해도 글을 부탁한다는 전화였다.
“약사님 정~말 죄송한데 요즘은 뭔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이렇다 할 글을 좀체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말하며 고사했다.
그런데 실은 뭔가 쓸 거리가 없기도 하거니와 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내야만 하는 책이 있어서였다.
올 3월 초에 읽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절반을 겨우 넘긴 책과 씨름 중이었다.
본문만 1180페이지 가량 되는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바로 어제에야 겨우, 비로소, 마침내, 모두 읽어 냈다.
물론 매일 꾸준히 읽었다기보다는 중간중간 지루해서 마이클 크라이튼의 추리 소설 「Airframe」과 아사다 지로의 「칼에 지다.(壬生義士伝)」를 읽느라 샛길로 빠져들기도 했지만…
그 두꺼운 책을 모두 읽고 난 지금, 벽돌 서적을 완독했다는 성취감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우리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고, 오히려 과거보다는 더 밝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슴 뿌듯하다.
워낙 책이 두껍다 보니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도전을 주저하지 않을까, 아니면 나처럼 외도를 하다 글의 흐름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싶은 기우가 생겨 이렇게 독후감을 쓴다.
이 글에 나오는 명칭이나 연도에서 오류나 오타가 나올 수도 있는데, 또다시 책을 펼쳐서 세세한 부분을 찾아 정정하기가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같이 힘들게 약국 하는 사람들끼리 널리 양해해 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을 분들에게 지루한 데이터나 정보의 나열보다는, 이 책을 읽고 미처 하루가 다 가기 전의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지금 느낌을 전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빌려 보지 말고 중고로라도 구입해서 읽을 것을 추천한다. 워낙 방대한 양이기도 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어디 하나 허투루 쓴 부분이 없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벽돌 서적으로 책장 귀퉁이를 천덕꾸러기처럼 차지할 일은 없을 듯하다.
저자의 국적은 캐나다계 미국인이며 유대인이다.
그렇다.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선제공격에 대해 '비대칭적 확대 보복’으로 20배 이상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스라엘 민족이다.
[i]유대인의 역사책, 구약성경에 아이를 반으로 가른다고 뻥을 쳐서 친모를 가려냈다는 지혜의 솔로몬 대왕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어야만 한다. 아이를 반으로 정말 가르고야 말 잔인한 왕이라는 평판이 자자했어야만 가능했던 판결이다.
예수의 언행을 기록한 신약성경의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갖다 대라(마태 5:39).’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태 5:44)’ 따위를 따를 하등의 이유가 없다. 유대교인에게 예수님은 한낱 거짓 선동가에 불과하니.
자기들이 믿는 신, ‘야훼’를 이름만 다르게 ‘알라’라고 부르는 아랍인들에게 가하는 피의 보복을 전하는 뉴스를 보다 보면,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의 다음 행보가 심히 걱정이다.
‘세상이 어쩌려고 이르는 건지,
그렇게나 가고 싶은 신의 나라, 자기들끼리만 먼저 가시지 굳이…
이러다 진짜 지구의 종말이 오는 건 아닌지?’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예전에는 참 좋았는데, 젊은이는 노인을 공경하고 가진 것은 적었지만 서로 이웃과 나눠 먹고살며 각박하지 않았고 TV나 핸드폰 없이도 행복했었다고…”
과연 그럴까?
이 책의 절반이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수많은 자료로 증명하는 데 할애를 한다.
150년 전만 해도 신사의 나라 영국 런던에서는 6살 아이들을 끈에 매달아 청소를 위해 굴뚝 아래로 내려보냈고 그 아이들은 호흡기 질환으로 10살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
감자 역병이 도는 대기근으로 인구의 25%가 아사를 해도 ‘게으른 아일랜드인을 교화하기 위한 하나님의 큰 뜻’이라며 영국 귀족들은 밀의 수탈을 멈추지 않았다. (영화 「Far and away」에서 톰 크루즈가 가난 때문에 니콜 키드먼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1892년의 시대상이다.)
동방예의지국 조선에서는 보쌈이라는 이름으로 과부를 납치하는 일이 무슨 좋은 풍습이라도 되는 양 여겼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츠지기리(辻斬り, つじぎり)라고 사무라이가 새로 구입한 칼이 잘 드는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길을 가는 행인을 베는 경우가 횡행했다.
치료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행위들은 사람들의 수명 연장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왕족들도 자식이 태어나면 1년을 넘기는 경우가 귀해서 돌잔치를 성대하게 치렀고, 그때부터 1살이 시작되었다.
100년 전쟁이니 30년 전쟁이니 해서 유럽에서는 전쟁이 없는 해가 몇 해 없었다.
전쟁의 원인이란 게 왕들 간의 사소한 자존심 때문에, 종교가 조금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일어났고, 혈연으로 이래저래 얽히고설킨 나라들이 국민들의 살림살이에는 전혀 안중에도 없이 전쟁에 가담을 했다.
몇 해를 이어가는 기근과 전쟁으로 죽은 사람의 인육을 소금에 절여서, 살아남은 가족들이 겨우 연명을 했다.
국가뿐만 아니라 서민들도 한번 명예를 잃어버리면 사회에서 매장이라는 생각으로 목숨을 건 결투를 마다하지 않았다.
[ii]십자군 전쟁에서 전사한 남편을 잃은 과부의 재산을 뺏기 위해 자행되었던 마녀사냥은, 구교와 신교가 한창 대립하던 시기에 누가 누가 더 많이 마녀를 감별할 수 있나의 광적인 경쟁으로 절정을 이루면서 50만 명 가까운 무고한 사람들을 끔찍하게 고문, 살육했다.
폭정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유흥으로 행해졌던 공공장소에서의 동물들에 대한 갖가지 잔혹한 행위를 읽다 보면 속이 거북하기까지 하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절반이다.
왜 그토록 내가 책을 집중해서 읽어 내지 못 했는지 이해가 갈 것 같다.
이제 “예전에는 참 살기 좋았었는데……”라며 과거의 향수에 젖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렇게 느낄까?
과거에는 그런 일들이 뉴스거리도 안 될 만큼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재는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의 총기 난사나 유아 납치가 대서특필되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iii] "옛 시절이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도 나쁜 기억력 때문이다."
그럼 왜 세상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고 평화로워질 수 있었는가에 대해 책의 나머지 절반이 말해준다.
흔히들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로 인해 폭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범죄율 추이를 보면 그것만으로 폭력 감소를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에 스티븐 핑커는 폭력이 줄어든 원인을 몇 가지 제시한다.
첫째, 토마스 홉스는 [iv]「리이어던(Leviathan)」에서 끝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개인들 간의 사사로운 복수의 무한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국가가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력을 쥐고 원한의 상대에게 합당한 벌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폭력 감소를 위해 부패한 독재 정부라도 무정부 상태보다는 낫다는데 국민적 동의가 생겼다.
둘째, 문화-보건 수준의 상승으로 1년에 3점씩 인류의 [v]IQ가 상승되면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다. 싸움이란 [vi]과한 자신감(overconfidence) 때문에 발생한다. 자신과 상대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분에 못 이기는 폭력의 순간을 점차 회피하게 되었다. 러시아에 점령된 옛 영토 탈환 및 NATO 가입을 주장하며 러시아를 계속 자극하다 2022년 2월 시작된 전쟁이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만약 젤렌스키가 그 당시 자국의 역량과 나토 군이 직접 참전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했더라면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모한 도발을 과연 했을까?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vii]「대변동(Upheaval)」에서 보면 핀란드는 우크라이나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소련의 공산 위성국가로 전락될 때 당시의 핀란드 정치 지도자들은 비겁한 매국노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소련과의 일전을 피했고 오늘날 노키아로 유명한 하이테크 강국, 핀란드를 만들었다.
셋째, 온화한 상업(gentle commerce)이라고 해서 상대와 교역을 하는 것이 폭력적으로 빼앗는 것보다 이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상대를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를 위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게 되면서 win-win 할 수 있는 조건을 상대방에게 제시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넷째, 세탁기, 청소기, 주방기기, 피임약 등의 발달은 여성을 가사와 육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이는 모욕에 대한 폭력적 보복을 남성다움으로 여기는 가부장적 사회를 점차 여성화(Feminization) 사회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신사의 나라 영국 수도 런던에서 새벽 2시에 여성이 조깅하는 갤럭시 광고 논란에서 보듯이 영국 여성들은 어두울 때 혼자 걸어가면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한다.
다섯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Tit-for-Tat’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먼저 선의를 베풀어 보고 상대가 선의로 화답을 하는지 어떤지를 보는 '관용적 팃포탯’ 전략을 취하게 되었다. 원숭이들도 서열 정리와 나중에 발생할지도 모를 폭력에 대비해 서로의 털을 골라주고 이를 잡아 주며 자기편을 만든다고 하다.
여섯째, 과거에 책이란 [viii]양피지(8 pages/sheep)에 필경사들이 일일이 옮겨 적은 값비싼 성경이 고작이었다. 이는 정보와 지식을 소수의 상류층만이 독점하게 했다. 그러나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출판 혁명이 일어나면서 하층민들도 저렴하게 자국어로 번역된 성경과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같은 통속소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각각 종교혁명과 소설 속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여 역지사지할 수 있게 들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 나면 어릴 때 개미를 함부로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죽인 나 자신이 개미들에게는 얼마나 사악한 존재로 여겨졌을지를 알게 된다.
하등 미물에게도 이렇게 공감을 하게 되는데, 그 대상이 흑인이라면?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처음 읽어본 1852년의 백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아! 저들도 고통을 느끼고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었구나.’라고,
마루타(丸太, まるた)는 일본의 731부대에서 실험 대상인 한국인과 중국인을 부른 명칭인데 상대를 실험 수단일 뿐, 인간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기 위한 비인간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피부색이, 종교가, 정치 신념이 다르니까 등의 갖가지 이유로 인간이라고 조차도 생각하지 않는 비인간화(dehumanization)를 인쇄술의 발전이 바꾸었다.
기나긴 글을 읽어 내고, 그냥 책꽂이에 찔러 두기에는 그간의 노력이 아까워 어떻게든 뭐라도 캐어내고 싶은 마음에 약사의 입장에서 다시금 책을 곱씹어 봤다.
우리 약사들의 마음에 잠자고 있을 천사를 깨워줄 방법을 찾아보고자,
첫째, 투표로 선출된 약사회라는 조직이 권한과 대표성을 가지고 폭력(?)에 어느 정도 관여를 하기는 한다. 그러나 근무 직원이 자발적 애국심(愛局心)의 발로로 호객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 아무리 Leviathan 같은 강한 징계권을 가진 약사회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손님! 여기로 들어오세요. 잘 해드릴게요. 호호호~”
둘째, 약사님들 IQ 좋으신 거야 말해 뭐 하겠는가? 적당한 선에서 잘 타협을 하신다.
셋째, 카카오톡이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소통하며 같은 편이 되어 함께 분개하고 즐거워하며 단결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생겨난 신뢰로 교품 장터에서 품절 약들을 gentle commerce하게 되었다.
넷째, 강동구 약사회의 Feminization은 말해 뭐 하겠는가? 회장님의 온화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여러 개성 강한 회원들을 하나로 단결시켜서 숱한 난제들을 해결하신다.
다섯째, ‘관용적 Tit-for-Tat’전략이다. 품절 약으로 곤란을 겪는 생면부지의 약사에게 먼저 선의를 베풀어주신 약사님이 강동구에 계셨고, 그 선의를 받은 약사님이 또 다른 약사님에게 선의로 보답을 하면서 교품 장터가 활성화되고 있다. 결코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품절 약으로 인해 환자분을 그냥 돌려보내는 심정을 누구보다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오는 선의의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약사 사회에 정작 폭력이라고 부를 만한 건, ‘굴러온약국’과 ‘박힌약국’ 간의 반목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여섯째,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보면 좋겠다.
‘박힌약국’ 약사님 입장에서 보자면 ‘굴러온약국’ 약사가 얼마나 밉겠는가?
혼자서 약국 잘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굴러먹다 온 개뼈다귀 같은 약사가 떡하니 바로 옆에 개업을 했으니……
어쩌면 매일 아침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아버지 하나님, '굴러온약국'이 하루빨리 망해서 쪽박 차고 떠나게 해주세요. 저~ 멀리, 제 눈에 안 보이는 먼 데로……”
그런데 그런 기도를 들어 준다면 그건 하나님이 아닐 거다.
차라리 “존경하는 하나님 아버지, '굴러온약국' 약사님이 45억 로또에 당첨되게 해주세요. 돈벼락 엄청 쎄게 맞아서 이깟 약국 같은 거 그만하고 싶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게 더 실현 가능성이 있을 듯하다. 하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굴러온약국' 약사님 입장에서 보자면 “하다 하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왔지. 왜 내가 이곳까지 왔겠는가? 누군들 남과 경쟁하고 싶겠는가?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시부모 봉양하려고 어쩔 수 없이 왔지.”라며 변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것이다.
그러나 '굴러온약국' 약사는 그곳에서 약국을 하는 동안은 계속 죄스러운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박힌약국' 약사님을 뵐 때마다 깍듯이 인사를 드리고 혹여 무시하셔도 계속 쭈욱~ 해야만 한다.
10년 동안 인사를 하다 보면 한 번쯤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해 주실 때도 있는데, 그건 아마 '굴러온약국' 약사를 단골손님으로 착각하신 걸 거다. ㅋㅋㅋㅋ
그런 날은 로또라도 사라. 아마 5.000원은 당첨될 거다.
인사 안 받아 주신다고 분노한다면 '굴러온약국' 약사님 맘에 악마만 자라게 된다.
'내가 인사를 함에 있어 진정성이 부족했구나.’ 반성하며 '박힌약국' 약사님 맘이 풀리실 때까지 끝까지 쭈욱~
그럼 '굴러온약국' 약사님 맘속에 천사가 자라게 된다. 선한 천사가
어차피 그 약사가 아니라도 굴러올 약국은 앞으로도 계속 더 굴러올 것이다.
복도 한 개를,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아니면 바로 옆 점포에서 계속 으르렁거리며 맘속 악마의 속삭임에 매일매일을 지옥처럼 보낼 것인가?
아니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또 다른 약국이 굴러올 것을 막을 방도를 모색하기 위해 협력을 할 것인가?
이제 시작되었다.
눈치 게임이
어느 약사님 맘속의 천사가 먼저 깨어날 것인가?
“저어~ 약사님 오늘 스벅 가가 마키야또 한잔하실래요?”
이 독후감을 쓰는 동안 들었던 음악
-
리차드 막스 - Right Here Waiting
-
김동률 - 기억의 습작
-
모차르트 - 클라리넷 협주곡 (Out of Africa OST)
-
박정현 - Against All Odds
-
길버트 오설리반 - Alone Again (Naturally)
-
조성모 - Fly Me to the Moon
[i]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p277~p307 : 아브라함 계열의 세 종교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우주와 인간을 창조한 신을 ‘야훼’, ’하나님’, ’알라’라고 이름만 다르게 부를 뿐 같은 유일신을 믿는다. 그러나 구약 이후 등장인물들에 대해 “세상을 구원할 진정한 메시아님은 아직 안 오셨다.”, “예수님이 바로 그 메시아님이시다.”, “예수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 중 한 명이고 무함마드님이 마지막 예언자님이시다.”로 해석을 제각각 달리한다.
근데 한번 묻고 싶다.
진정으로 신을 믿는 건가? 아니면 신이 있다고 믿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질 거라고 예언하시는 예언자님을 믿는 건가?
“우리 집사람이 어릴 때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녀 구약성경을 다 외우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면 선거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 분이 실제로 대통령이 된 작금의 시대 상황에서 스티븐 핑커의 최신작 「지금 다시 계몽」을 읽는다.
[ii]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1권」 p24 : 신성로마제국의 위세에 눌려 로마 땅을 밟을 수조차도 없던 교황 우르바누스 2세의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가진 연설 “신이 예루살렘의 해방을 바라시며 이것은 신의 명령이다.”에서 시작된 십자군 전쟁의 민낯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지나갈 거라는 소문만으로도 같은 기독교인들의 마을과 도시는 공포에 휩싸일 만큼 십자군의 노략질과 횡포가 심했다.
[iii] 스티븐 핑커의 「지금 다시 계몽」p85 : 우리는 두 가지 착각에 빠져서 세상이 예전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째, 나이가 들고 부모가 되어 늘어난 짐을 덜 순순해진 세상 탓으로 착각하고,, 둘째, 자기 능력의 저하를 시대의 쇠퇴로 착각한다.
[iv]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구약 성경에 나오는 바다의 괴물 이름으로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매우 강한 동물로 국가라는 거대한 창조물을 이 동물에 비유한 것이다.
[v] Flynn effect : 제임스 플린이 미국 군 입대 지원자들의 IQ 검사 결과를 분석하다 신병들의 평균 IQ가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vi] Overconfidence effect : 자신의 경험이나 지적 능력을 과신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현상
[vii]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p77~p127 : 2장 핀란드와 소련의 전쟁
[viii] 김진명의「직지 2권」p206 : 성경 한 권을 인쇄하기 위해서는 162.5마리의 도살 당할 선한 양들이 필요했다.
[ix] 영화 「내부자들」 이병헌 대사 : “나는 쩌~기, 모히또 가가 몰디브나 한잔할라니까”